와이너리 소개
블랑크 바틀은 와인메이커 피터 발저(Pieter Walser)가 이끄는, 남아공에서 가장 독특한 와인 프로젝트입니다.
시작은 2004년의 작은 사건이었습니다. 한 손님이 시라는 마시지 않겠다며 거절했는데, 라벨을 가린 채 따라주자 그 와인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. 라벨에 적힌 단어 하나가 맛보기도 전에 판단을 끝내버린다는 것. 피터 발저는 그 자리에서 라벨을 비우기로 했습니다. '블랑크(BLANK)'라는 이름은 여기서 나왔습니다.
그래서 이곳의 병에는 품종도, 산지도, 관행적인 라벨 정보도 적히지 않습니다. 대신 그 와인이 태어난 이야기가 이름이 되고 그림이 됩니다. 뒷면의 QR 코드를 찍으면 그 이야기를 읽거나, 듣거나,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. 마시는 사람이 먼저 맛을 보고, 그다음에 사연을 알게 되는 순서입니다.
"인생에서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은 여전히 스스로 생각하는 것입니다." — 피터 발저
포도밭
블랑크 바틀은 포도밭을 소유하지 않습니다. 대신 웨스턴 케이프 전역을 돌며 사연이 있는 포도밭을 찾아냅니다.
기준은 명성이 아닙니다. 잊힌 밭, 버려질 뻔한 밭, 누군가 선물로 받아 심은 밭처럼 그 포도가 놓인 사정에 마음이 움직여 포도를 삽니다. 현재 66곳의 포도밭에서 포도를 받고 있으며, 두 명의 포도 재배 전문가 야코 엥엘브레흐트(Jaco Engelbrecht)와 프랑수아 하네콤(Francois Hanekom)이 재배 농가와 직접 붙어 재배를 함께 관리합니다.
양조 철학
한 해에 만드는 와인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47종에 이르며, 이를 위해 90번의 개별 발효를 진행합니다. 하나의 큰 블렌드를 만들기보다, 포도밭마다 따로 발효해 각자의 목소리를 남기는 방식입니다.
발효 용기도 포도에 맞춰 고릅니다. 콘크리트 에그, 암포라, 오래된 오크통, 새 오크통을 함께 쓰며 발효는 모두 자연 효모에 맡깁니다.
라벨 역시 그가 직접 만듭니다. 리놀륨 판화와 목판, 연필 드로잉, 스텐실을 그때그때 골라 그 와인의 장면을 손으로 찍어냅니다.
